2026년 1월 23일 · 아샬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AI와 함께 일하기
AI와 함께 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한 가지 불편함을 반복해서 경험합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선명했던 작업이 다시 열어보면 낯설습니다. “왜 이렇게 했었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됩니다.
AI만 잊어버린 게 아니었습니다. 저도 잊었습니다. 새로운 대화창을 열 때마다 AI는 처음부터 시작하고, 며칠이 지나면 저도 맥락을 잃어버립니다.
문제는 기억력이 아닙니다. 우리가 함께 쌓아온 맥락을 어디에도 제대로 남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대화는 흘러가고, 결정의 이유는 사라지고, 실패의 교훈도 증발합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AI와 일하는 방식은 이랬습니다. 질문을 던지고, 답을 받고, 필요한 코드만 복사해서 붙여넣습니다. 그 순간의 대화는 스크롤 위로 사라지고, 그 과정에서 주고받았던 맥락도, 함께 고민했던 시간도, 실패했던 시도들도 모두 대화창 속에 묻혀버립니다.
하지만 진짜 일은 그렇지 않습니다. 일은 한 번의 대화로 끝나지 않습니다. 결정은 그 이전의 모든 맥락 위에서만 의미를 갖습니다. 어제의 선택이 오늘의 질문을 만들고, 오늘의 실패가 내일의 방향을 바꿉니다.
그래서 우리는 파일에 기억을 남기기 시작했습니다.
File-based Planning Workflow는 AI를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봅니다.
AI는 대화 상대가 아니라, 파일을 읽고 쓰는 협력자입니다.
기억을 담당하는 건 AI가 아닙니다. 파일입니다.
파일은 세션이 끝나도 남아있고,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우리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그 자리에 있습니다. AI의 컨텍스트 윈도우는 한계가 있고, 제 기억도 흐릿해지지만, 파일에 적힌 글자들은 선명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작업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파일에 차곡차곡 쌓아갑니다. AI도 그 파일을 읽고, 저도 그 파일을 읽고, 우리는 같은 기억을 공유하며 함께 나아갑니다.
목표를 남기고, 계획을 세우고, 발견한 것을 기록하고, 진행 상황을 남깁니다.
단순히 대화를 복사하는 게 아닙니다. 목표, 계획, 발견, 진행이 체계적으로 기록됩니다.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 전체가 구조화되어 남습니다.
AI는 잊어도 괜찮습니다. 사람도 잊어도 괜찮습니다. 다음에 다시 시작할 때, 그 기록을 읽으면 됩니다. 사람과 AI가 같은 기록을 기준으로 다시 출발합니다.
이 기록은 단순한 메모가 아닙니다. 나중에는 문서가 되고, 팀에는 학습 자료가 되고, 스스로에게는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한 번의 작업이 경험으로 끝나지 않고 자산으로 남습니다.
컨텍스트가 리셋돼도 상관없습니다. 며칠, 몇 주 뒤에도 바로 이어서 작업할 수 있습니다. 따로 정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일하는 과정 자체가 문서가 됩니다. 왜 이 결정을 했는지 남아 있고, 실패가 기록으로 남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습니다.
“이번엔 잘 됐는데 다음엔 안 됨”이 아니라, 반복 가능한 방식이 됩니다.
이 방식은 특정 도구나 직무에 묶이지 않습니다. 개발, 기획, 설계, 연구, 컨설팅… 생각이 누적되어야 하는 모든 일에 적용됩니다.
기존 방식은:
- 대화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 결과만 남고 과정은 사라집니다
- 같은 것을 다시 물어봐야 합니다
- 개인의 경험으로만 끝납니다
File-based Planning Workflow는:
- 기록 중심으로 쌓아갑니다
- 과정이 구조화되어 남습니다
- 기록을 다시 읽으면 됩니다
- 축적된 자산이 됩니다
작업이 하루 이상 걸릴 때, 나중에 설명해야 할 때, 팀과 공유해야 할 때, “왜 이렇게 했나요?”라는 질문이 예상될 때, 특히 의미가 있습니다.
AI는 잊어도 괜찮습니다. 기록만 남아 있으면 됩니다.
File-based Planning Workflow는 AI와 일하는 방식을 휘발되는 대화에서, 남는 기록으로 바꾸는 시도입니다.
그리고 그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크게 느껴집니다.